예술에 관심이 많다면, 로마 여행 필수 코스 바티칸 박물관🏛️
입장권 예약과 한국인 가이드 투어 필수 이유
이탈리아 로마 여행을 계획한다면 꼭 포함하는 관광코스 중 하나인 바티칸 박물관(Musei Vaticani)에 다녀왔다.
사실 어릴 때는 미술관도 자주 가고 전시 같은 것도 찾아다니고 했는데
30대가 되고부터는 집 쇼파나 침대에서 넷플릭스 보는게 제일 좋은 아주미가 되어서 몇년만에 박물관인지 모르겠다.
바티칸 박물관도 굳이 꼭 가고싶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로마까지 왔으니 유명 박물관을 한군데 정도는 들르는게 좋지 않을까? 생각해서 그냥 하나 넣어본 거.
과연 성공일지, 실패일지?
세계 3대 박물관으로 손꼽히는 바티칸 박물관은
로마 시내 안에 있는 또 다른 국가인 바티칸 시국 안에 위치해 있다.
오전 8시에 오픈하기 때문에 7시도 안되는 시간에 전철역에서 내렸는데도
이미 박물관 방향으로 걸어가는 엄청난 인파를 맞닥뜨렸다.
왠지 박물관 앞에는 줄이 왕창 서있을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 팍 왔다.

네… 오픈 1시간 전의 바티칸 박물관 대문 앞 풍경입니다…
입구 앞에는 끝이 보이지 않는 줄이 늘어서 있었다.
전 세계에서 몰려든 관광객들이 가득해서 현장 발권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워 보였다.
(너무 혼잡해서 현장 발권이 가능하다고 해도, 어딘지조차 모르겠음..)
워낙 다닥다닥 붙어있기 때문에 눈빛이 싸한, 소매치기로 추정되는 사람들도 끼어있어 보였는데
대기하는 동안 소지품 조심해야 할 것 같다!
세계에서 가장 큰 박물관 중 하나이기 때문에 이런 상황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서 가이드 투어를 사전 신청해두었다.
대기 줄 서지 않고 빠르게 입장할 수 있는 패스트 트랙 티켓과 가이드 투어가 결합된 상품이다.
패스트 트랙으로 구매하지 않았으면 아침부터 뜨거운 땅바닥 아래서 수 시간을 대기해야 했을 것이다.
한두시간이 아니라 수 시간으로 예측하는건…

짜짠~ 줄이 어디까지 있는지 궁금해서 신랑은 대기줄에 세워두고 혼자 줄을 따라가 걸어봤더니
박물관 전체를 삥 둘러 서있는 인파가 이정도였다.
진짜 거짓말 하나도 안보태고 아예 끝이 안보여서 조금 따라가다가 돌아옴.
패스트 트랙 티켓은 일명 슈퍼 패스라고도 하는데, 일반 입장권보다 가격은 거의 2배 정도지만
시간을 돈으로 사는 셈 치면 충분한 가치가 있었다.
시간을 지정해서 입장할 수 있기 때문에 해당 시간 전에만 미리 가있으면 된다.
바티칸 박물관은 규모가 방대하고 내부 구조가 미로처럼 복잡하기로 유명하기 때문에
개인으로 가면 거의 90%의 확률로 길을 잃을 수 밖에 없고
직원들은 영어도 안통하기 때문에 국제 미아 되는건 한순간이다.
(실제로 30분 정도 미아 되었던 우리 부부.. 여기가 진짜 어딘지도 모르겠고, 화장실도 못찾겠고.. 카오스)

박물관 입구인 거대한 성벽 문 앞에 서니까 왠지 묵념해야 할 것 같은 웅장함에 압도 당했다.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은 인종이랑 연령대도 다양해서 이 앞에서 대기하는 30분 정도 시간이 전혀 지루하지는 않았다는.
온갖 나라 말들을 30분 동안 다 들어본 것 같다.
가이드님 만나서 간단히 주의사항 듣고 입장을 시작했다.
복장 규정이 엄격한 편이라 무릎 위로 올라오는 짧은 치마나 바지,
어깨가 드러나는 민소매 옷은 입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사전 안내를 받았어서
꽤나 몸을 가린(?) 옷차림으로 입고 만났던 기억이 난다.
내부에 들어가서도 뭔가 절차가 많은데 여권 검사와 보안 검색대를 통과해야 했고,
전자기기 확인하는 기계도 지나가야 하고, 거의 공항 수준으로 철저하게 짐 검사까지 진행했다.
내부로 들어서자마자 이미 들어와있는 엄청난 인파와 복잡한 동선을 마주하고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 관람했다면 길을 잃거나 중요한 작품을 놓치고 체력만 소진했을 것이 분명했다.
에덴동산 그림과 솔방울 정원에서의 휴식 🌲
보안 검색을 마치고 본격적인 관람을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투어 초반에는 회화관을 먼저 둘러보았는데 그림들의 크기가 상상 이상으로 거대했다.
학창 시절 미술 교과서에서나 봤던 명화들이 눈앞에 펼쳐지니 신기하고 놀라웠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벤젤 페터의 “에덴동산의 아담과 이브”라는 작품이었다.
이 그림은 크기도 엄청 큰데, 동물들이 엄청 자세하게 묘사돼있어서 하나씩 꼼꼼히 살펴보면 엄청 재밌다.
우리나라 동물원에서 보기 힘든 동물들도 많다보니까 더 유니크하게 느껴졌던 것 같다.
색감도 엄청 생생해서 한참을 서서 구경했다.


초반에는 맑은 눈으로 작품 하나하나를 꼼꼼히 살펴보며 감탄했다.
가이드님이 뭐 설명할 때마다 우와~ 하면서 봤는데..
평소 미술품에 큰 관심이 있는건 아니라 그런지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감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수많은 작품이 끊임없이 이어지는데 워낙 양이 방대하다 보니 정보 과부하가 걸리는 느낌이랄까?
다리가 아파오고 집중력이 흐려질 즈음 외부 공간인 솔방울 정원으로 이어졌다.

박물관 정중앙에 위치한 넓은 정원인데 거대한 솔방울 청동상이 있어서 포토 스팟으로 유명하다.
사방이 막힌 실내에만 있다가 탁 트인 야외로 나오니까 숨통이 팍 트이는 기분이었다.
내부 공간에 사람이 워낙 많다 보니 공기가 좀 탁해서 그런지,
푸른 잔디밭과 맑은 하늘 아래서 바깥 공기 쐬니까 그렇게 좋을 수가 없었다. 머리가 맑아지고 리프레시가 되는 기분.
뭔가 노동을 한 것도 아닌데 많은 정보 + 답답한 공기에 꽤나 피곤했던 것 같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다시 건물 내부로 이동했는데
이번에는 조각품들이랑 벽화가 가득한 공간들이 끝없이 이어졌다.


천장이 온통 화려한 그림으로 채워져 있어서 지나가는 사람들이 모두 고개를 들고 위를 쳐다보며 걸었다.
다들 천장 보느라 걸음 속도가 느려진데다 일부 구간은 계속 정체되있어서 한국인은 조금 답답했습니다요.
나도 계속 고개를 들고 있다 보니 목도 뻐근해지기 시작했고 체력적도 급속하게 떨어지는 중.
바티칸 박물관 가는 분들은 체력 방전 이슈 방지를 위해서 초코바 준비하면 좋을 것 같다.


팔각형의 방에 전시된 살로니아 마티디아라는 로마 황실 여성의 초상인데,
18세기 복원 과정에서 희극의 뮤즈인 탈리아의 모습으로 재현되었다고 한다.
내 눈에는 너무 잘생쁨 해보여서 클로즈업 사진 한번 찍어봄.
벽면과 천장의 장식이 너무 입체적이고,
색감 사용 하나하나가 화려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은 살아있는 디자인이 대단해서 또 사진 찍어봄.
아테네 학당을 지나 천지창조를 마주한 순간 🎨
이 날은 숙소 체크아웃하고 피렌체로 넘어가야 하는 날이라 시간이 그다지 여유있지 않았는데,
어느덧 우리가 숙소에 가야하는 시간까지 2시간도 안남은 것이였다.
아직 천지창조도 못봤는데 시간이 촉발하다보니, 가이드님한테 우리 부부는 따로 이동하겠다고 하고 일단 그룹에서 떨어져 나왔다.
천지창조 화살표가 있는데를 따라서 계속 열심히 이동했는데
아무리 가고 또 가도 천지창조가 나올 기미가 없는 것이였다.

사람들 거의 제치면서 계단도 계속 올라가다보니 거의 끝에 다다른 느낌이 들 때쯤
그 유명한 아테네 학당이 나왔다.
미술 다큐멘터리에서 봤던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 그리고 라파엘로 자신의 모습이 숨겨져 있는 명작!
벽면 가득 그려진 그림은 진짜 웅장했고, 색감이나 구도나 잘 모르는 내가 봐도 정말 대단했다.
하지만 우리는 빨리 천지창조까지 보고 숙소로 가야했기 때문에 사진만 호딱 찍고 계속 앞으로 이동!
빨리 천지창조를 보고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질 때 쯤, 방 2개를 더 지나고 나서야
드디어 드으디어! 바티칸 투어의 끝판왕인 미켈란젤로의 걸작 천지창조와 최후의 심판을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성당 내부의 엄청난 높이랑 천장을 가득 채운 그림에 압도되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경외감과 동시에 너무나 기괴하고 답답한 공포감이 밀려왔다.
세계 각국에서 온 수백 명의 사람들이 넓은 방을 가득 채우고 모두 말없이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부는 정숙을 유지해야 해서 웅성거리는 소리만 낮게 깔려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한마디씩 하고있으니 귀가 웅웅 울리는 느낌.
그리고 수많은 사람들이 뿜어내는 이산화탄소와 열기로 숨이 턱 막히고 현기증이 날 것 같았다.
천장화는 생각보다 훨씬 높은 곳에 있어서 그림을 보기 위해 목을 완전히 꺾어야 했는데,
그러고 있는 내 모습이 너무 웃겨서 잠시 현타가 오기도 했다.
이거를 보려고 여기까지 사람 수백명을 제치고 서둘러 올라왔는데,
화장실도 가고 싶고, 기차 시간은 다가오고, 공기가 너무 탁해서 빨리 나가고 싶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아 곤란했다.
그래도 태어나서 천지창조를 한 번이라도 직접 봤다는 사실에 의의를 두고 호다닥 방을 빠져나왔다.
관람 소요 시간과 솔직한 방문 추천 여부 🕰️
시스티나 성당을 빠져나오는 길도 순탄치 않았다.
출구로 가는 길이 매우 멀고 복잡해서 마치 미로 속을 헤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영화 메이즈러너의 주인공이 된 건 같은 아찔한 긴장감 ㅠㅠ
지름길을 찾고 싶었지만 동선이 정해져 있어서 관람객 흐름을 따라 뺑뺑 돌아서 나와야 했다.
마지막으로 나선형 계단을 따라 내려오면서 바티칸 박물관 투어를 마무리했다.
박물관을 빠져나오니 총 소요 시간이 약 5시간 정도 걸렸는데 체감상 하루 종일 걸은 것 같았다.
무사히 밖으로 나와 1층 공원 벤치에 앉아보니 평화로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 지긋한 유럽 할머니들이 벤치에 앉아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모습이 박물관 내부보다 훨씬 좋아 보였다. ☕
전투적으로 작품을 관람하느라 지친 나와 달리 그들의 여유가 부러워지는 순간이었다..
바티칸 박물관은 분명 세계적인 유산이고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곳임에는 틀림없지만
미술품이나 역사에 큰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고행의 길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폐쇄적인 공간에 사람이 몰리는 것을 싫어하거나 체력이 약한 사람에게는 추천하기 조심스러운 코스인 듯.
가이드 없이 개인적으로 갔다면 작품의 의미도 모른 채 사람 구경만 하다가 끝났을 것 같다.
만약 바티칸 박물관 방문을 계획하고 있다면 반드시 편안한 운동화를 신고, 당 충전용 간식을 챙겨가길 추천한다.
무엇보다 사전에 가이드 투어+패스트 트랙을 구매해두는 것이
최소 동선으로 핵심 작품 위주로 재미있게 관람하는 지름길이라는 것!
웅장한 역사와 예술을 마주하는 경험은 값지지만 그 과정에서 겪어야 할 인내심ㅋㅋ도 만만치 않게 필요했다.
미술에 깊은 애정이 있는 게 아니라면 굳이 여행 일정에 무리해서 넣지 않아도 될 것 같고,
오히려 아울렛 한군데를 더 가보는 것을 추천해본다.
프랑스 파리에 루브르 박물관 코스를 넣을까 고민하다가
이날의 값진 경험을 통해 과감히 빼버렸다는 뒷이야기…
이탈리아 로마 바티칸 박물관 투어.
대기 시간 줄이는 꿀팁 & 천지창조 관람 후기 끝 🔚
바티칸 박물관보다 9999999999배 재미있었던
로마 관광지 모두 뿌셔버리기! 도보 투어 코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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